혹시 나도 성인 ADHD? 딴짓 대마왕의 솔직 경험담과 희망 찾기
혹시 당신도? 끝나지 않는 '딴짓'과 머릿속 소음, 제 이야기 좀 들어보실래요?
온라인 강의를 들으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최신 뉴스 기사를 정독하고 있거나, 갑자기 떠오른 쇼핑 아이템을 검색하고 있지는 않나요?
중요한 회의 시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흘러가고, 머릿속은 온갖 잡다한 생각들로 시끄럽고,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 적은요?
솔직히 말하면, 이건 제 일상이었습니다.
남들은 '집중 좀 해라', '정신 좀 차려라' 쉽게 말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면 왜 이러고 있겠어요.
머릿속은 마치 수십 개의 탭을 동시에 띄워놓은 인터넷 브라우저처럼 혼란스럽고, 정작 중요한 일에는 에너지를 쏟기 어려웠죠.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신가요?
'나만 왜 이럴까?' 자책하며 괴로워하고 있다면, 잠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이건 어쩌면 당신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바로 성인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의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네버엔딩 실수 퍼레이드: ADHD, 제가 겪어보니 이렇습니다
성인 ADHD는 단순히 '산만한 것' 이상으로 다양한 어려움을 동반합니다.
저 역시 그랬죠.
돌이켜보면 사소하지만 끊임없이 반복되는 실수와 어려움들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혹시 당신의 이야기와 겹치는 부분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1. 세상 지루한 일과 싸우다_집중력의 어려움
제게는 유독 견디기 힘든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흥미 없는 강의나 회의 시간은 고역 그 자체였죠.
아무리 집중하려 애써도 딴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눈꺼풀은 천근만근 무거워졌습니다.
중요한 내용을 놓치기 일쑤였고, 꾸벅꾸벅 졸다가 민망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에요.
온라인 강의를 들을 때는 더 심각했습니다.
분명 공부하려고 컴퓨터를 켰는데, 어느새 웹 서핑 삼매경에 빠져 있거나, 메신저 창만 들여다보고 있었죠.
'아차!' 싶어 다시 강의 화면으로 돌아가도, 금세 집중력은 바닥나고 말았습니다.
이런 지속적인 주의력 유지의 어려움이 성인 ADHD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라고 합니다.
특히 본인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분야에서는 그 어려움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서류와의 전쟁, 단순 반복 작업의 함정
영수증 챙겨서 비용 처리하기, 세금 신고하기, 하다못해 교통 범칙금 제때 납부하기…
남들은 쉽게 하는 이런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정 처리가 제게는 너무나 큰 산처럼 느껴졌습니다.
'해야지, 해야지' 마음만 먹고 미루다 기한을 놓치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쌓아두기 일쑤였죠.
정말 아찔했던 경험도 있습니다.
몇 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중요한 자격증이 있었는데, 마감일을 코앞에 두고서야 부랴부랴 서류를 준비하다 하마터면 자격증을 날릴 뻔했죠.
제 주변에는 이런 문제로 승진에서 누락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정리해서 보고서로 만드는 그 '지루한' 과정을 넘지 못해서요.
이 역시 성인 ADHD의 특징 중 하나인 실행 기능의 어려움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작업을 조직하고, 시간 관리를 하며, 지루함을 참고 일을 마무리 짓는 능력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게 단순히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내 물건은 어디에? 끝나지 않는 숨바꼭질
지하철이나 택시에 핸드폰, 지갑 두고 내리는 건… 솔직히 셀 수도 없습니다.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건 예사고, 심지어 '이건 정말 소중하니까 잘 숨겨둬야 해!' 하고 어딘가에 꽁꽁 숨겨놓고는 정작 제가 못 찾는 황당한 경우도 많았어요.
정리정돈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 마음먹고 시작하면 완벽하게 해내지만, 그 '마음먹기'까지가 너무 어렵고, 힘들게 정리해도 금방 다시 어질러지기 일쑤였죠.
가끔 병원에 갈 때 지갑을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진료비 수납에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건망증과 물건 분실 역시 성인 ADHD의 흔한 증상 중 하나입니다.
주의력 부족으로 인해 물건을 놓은 위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다른 생각에 몰두하느라 물건을 챙기는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4. 호기심 천국, 그러나 미완성 프로젝트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은 누구보다 왕성했습니다.
'이거 정말 재밌겠다!', '꼭 배워봐야지!' 하는 마음에 이것저것 배우고 시도하는 것을 좋아했죠.
요리, 제빵, 외국어, 악기…
하지만 뜨거웠던 관심은 금방 식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어떤 일이든 어느 정도 익숙해지거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복적이고 지루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시점이 오면 갑자기 흥미를 잃고 손을 놓아버렸습니다.
그래서 시작은 거창했지만 끝을 맺지 못한 '미완성 프로젝트'들이 제 주변에 가득했습니다.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지만 논문을 마무리하지 못하거나, 자격증 시험 1차는 합격했지만 2차 시험은 계속 미루는 식이었죠.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서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나는 왜 이렇게 끈기가 없을까?', '왜 남들처럼 끝까지 해내지 못할까?' 하는 자기 비하에 빠지기 쉽죠.
그러다 보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조차 두려워지고, 또 실패할까 봐 시작을 망설이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합니다.
5. 계획에 없던 일 벌이기 전문가?
잘 다니던 회사를 갑자기 그만두거나, 홧김에 비싼 물건을 덜컥 사거나, 몇 년간 길러온 머리를 하루아침에 싹둑 잘라버린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계획성 없이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잦았죠.
병원 예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다가 '오늘 가야겠다!' 싶으면 당일 예약 없이 불쑥 찾아가곤 했어요.
어떻게 보면 즉흥적이고 충동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또 다르게 보면 추진력이 좋다고 할 수도 있겠죠?
이런 충동성은 성인 ADHD의 주요 특징 중 하나입니다.
행동하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거나 결과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항상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지만(때로는 과감한 결단력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문제나 후회를 낳기도 합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ADHD 흔한 오해와 씁쓸했던 경험들
성인 ADHD를 겪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 중 하나는 바로 대인관계에서의 오해였습니다.
저는 분명 그런 의도가 아니었는데, 상대방은 저를 이상하게 보거나, 무례하다고 느끼거나, 심지어 화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대화가 자꾸 겉도는 이유
혹시 친구와 대화하다가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친구: "어제 길 가다가 너무 귀여운 고양이를 봤어!"
나: "아, 진짜? 근데 나는 김밥에 오이 들어간 거 진짜 싫더라."
친구: "...?? 근데 그 고양이가 나한테 막 다가오는 거야! 완전 심쿵했어."
나: "아, 그래? 근데 오이 김밥은 별론데 떡볶이는 진짜 맛있지 않아?"
이 대화가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면… 당신도 ADHD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와 제 친구(역시 ADHD 성향이 있는)는 이런 식의 대화를 아무렇지 않게 나누곤 했습니다.
서로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느라 바빴던 거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대화 방식에 당황합니다.
'내 말을 듣고 있긴 한 거야?', '왜 이렇게 엉뚱한 소리를 해?', '나한테 관심이 없나?' 이런 오해를 사기 딱 좋죠.
ADHD가 있으면 상대방의 말에 집중하고 경청하는 것, 그리고 내 말을 하고 싶은 충동을 참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화의 흐름을 놓치거나, 상대방의 이야기에 공감하기보다 내 이야기만 늘어놓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공감 능력 부족? 아니, 놓치는 것뿐인데…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능력 역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상대방은 분명 슬픈 표정으로 힘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저는 그 미묘한 표정 변화나 감정을 캐치하지 못하고 해맑게 다른 이야기를 꺼내곤 했죠.
그러면 어김없이 "너는 어떻게 그렇게 공감을 못 하니?", "눈치가 없어?" 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습니다.
상대방의 표정, 말투, 이야기 내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그 감정을 읽고 공감할 수 있는데, 주의력 부족으로 그런 신호들을 자꾸 놓쳤던 겁니다.
저는 정말 악의가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무심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경우가 많아 속상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반복되면서 저도 모르게 위축되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렵고 꺼려지게 되었습니다.
'또 실수하면 어쩌지?', '또 이상한 사람 취급 받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때문이었죠.
혹시 '이거 완전 내 이야기인데?' 싶으신가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런 특징 몇 가지가 해당된다고 해서 무조건 성인 ADHD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진단은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과 검사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좌절 끝에 찾은 희망: ADHD 진단과 치료, 그리고 진짜 '나'를 만나는 여정
반복되는 실수와 어려움, 그리고 주변의 오해 속에서 저는 점점 지쳐갔습니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 '나는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인가 봐.' 자책과 우울감이 깊어졌죠.
그러던 중 우연히 성인 ADHD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습니다.
결과는 성인 ADHD 진단.
처음에는 충격과 혼란스러움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겪었던 어려움들이 단순히 제 의지나 노력 부족 탓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진단 후, 저는 약물 치료와 인지 행동 치료를 병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치료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서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 머릿속 소음이 줄고 집중력이 향상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엄두도 못 냈던 책 한 권을 끝까지 읽거나, 업무를 순서대로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 충동적인 행동이 줄고 계획성이 생겼습니다.
물건을 사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조금씩 수월해졌습니다. -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이 줄었습니다.
상대방의 말에 더 귀 기울이게 되었고, 제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면서 오해가 줄고 관계가 편안해졌습니다. - 무엇보다 자존감이 회복되었습니다.
'나는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ADHD라는 특성을 가진 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예전처럼 심하게 자책하기보다, '괜찮아, 다시 잘 해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게 되었죠.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이며, 모든 성인 ADHD 환자가 동일한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 효과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반드시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한 후 자신에게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당신이 성인 ADHD로 의심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더 이상 혼자 힘들어하지 마세요.
당신의 탓이 아닙니다.
ADHD는 의지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신경 발달 질환이며,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충분히 관리하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아보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는 흐릿하고 저평가되었던 당신의 진짜 가치를 발견하고, 더 자신감 있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변화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A물론 누구나 가끔 집중하기 어렵거나,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충동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인 ADHD는 이러한 증상들이 만성적으로, 그리고 여러 상황(가정, 학교, 직장 등)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 사회생활, 학업 또는 직업 기능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단순히 '성격'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그 영향력이 크고 지속적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A성인 ADHD 치료에는 약물 치료 외에도 인지 행동 치료, 상담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약물 치료는 ADHD의 핵심 증상을 개선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며 치료 방법은 개인의 증상 정도, 선호도,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하여 전문가와 상의 후 결정해야 합니다.
ADHD 약물은 일부 부작용(예: 식욕 부진, 수면 문제,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조절 가능하며 전문가의 지도 하에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습니다.
치료 시작 전후로 전문가와 충분히 소통하며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과 용량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A네, 성인이 되어서도 ADHD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ADHD는 아동기에 발병하여 상당수가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신경 발달 장애입니다.
어릴 때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았거나, 다른 문제로 가려져 있었거나, 혹은 스스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적응해오다가 성인이 되어 사회적/직업적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진단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어릴 때 진단받지 않았더라도 성인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진단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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