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 높은 사람의 숨겨진 능력, '진짜 배려' (IQ만으론 부족한 이유)
"배려=착함?" 그 오해 뒤에 숨은 진짜 능력은?
혹시 주변에서 "저 사람은 참 머리도 좋은데 왜 저렇게 배려심이 없을까?" 혹은 반대로 "특별히 똑똑한 건 모르겠는데 참 센스 있고 다정해" 같은 생각,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우리는 흔히 배려를 '착한 마음씨' 정도로 여기곤 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배려는 생각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행위입니다.
단순히 착한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거죠.
목이 말라 죽겠다는 사람에게 계속 빵을 건네는 건 배려가 아니라 눈치 없는 행동일 뿐입니다.
상대방이 진짜 원하는 걸 알아채고, 그 상황에 맞는 도움을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진짜 배려의 시작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진짜 배려'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보려 합니다.
배려가 왜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닌지, 그리고 어떤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 인간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나 자신을 괴롭혔던 '나는 왜 이렇게 손해 보는 것 같지?'라는 생각에서도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거예요.
상대의 속마음을 읽는 힘: '마음 이론' 제대로 알기
진짜 배려의 첫걸음은 무엇일까요?
바로 상대방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입장에 있는지 알아차리는 능력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마음 이론(Theory of Mind, ToM)'이라고 부릅니다.
간단히 말해, 다른 사람의 마음 상태, 즉 생각, 믿음, 의도, 감정 등을 추론하는 능력이죠.
놀랍게도 우리는 이 능력을 태어날 때부터 완벽하게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혹시 어린아이들이 자기 눈에 안 보이면 다른 사람 눈에도 안 보인다고 생각하는 걸 본 적 있으신가요?
유명한 심리학자 피아제(Piaget)는 '세 산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습니다.
피아제의 세 산 실험이란?
아이와 인형을 서로 마주 보게 앉히고 가운데 세 개의 다른 모양의 산 모형을 둡니다.
아이에게 "인형에게는 이 산들이 어떻게 보일까?"라고 물었을 때, 어린아이들은 인형의 위치가 아닌 자신의 위치에서 보이는 산의 모습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아직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출처: 위키백과, 세 산 모형 실험)
보통 만 2세에서 6~7세까지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이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를 '자기중심성 사고'라고 하죠.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고 그의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 이론'은 보통 만 12세 이후, 즉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발달하고 성숙해집니다.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셈입니다.
'마음 이론'이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이 '마음 이론' 능력이 선천적으로 부족하거나 후천적으로 저하되는 경우도 있을까요?
네, 그렇습니다.
- 선천적 요인: 안타깝게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친구들은 '마음 이론'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타인의 감정이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사회적 상호작용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후천적 요인: 만성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이 능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모두 일시적으로 '마음 이론' 능력이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심한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를 겪을 때 그렇죠.
내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면 다른 사람의 입장까지 헤아릴 여유가 없어지는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바로 '마음 이론'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같은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놀랍게도 '마음 이론', 즉 타인의 생각이나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소름 돋지 않나요?
그렇다면 그들은 왜 공감하고 배려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다음에 이야기할 '감성지능(EQ)'에 있습니다.
IQ가 다가 아니다! 매력적인 사람의 비밀, '감성지능(EQ)' 5가지 요소
우리는 흔히 지능이라고 하면 IQ(Intelligence Quotient)를 떠올립니다.
IQ는 주로 언어 능력, 수리 능력, 기억력, 공간 지각 능력 등 인지적인 능력을 측정하죠.
하지만 인간의 지능에는 또 다른 중요한 축이 있습니다.
바로 감성지능(Emotional Quotient, EQ)입니다.
EQ는 IQ가 다루지 못하는 영역, 즉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며, 타인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며,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을 포함합니다.
암기 잘하고 문제 풀이 능력이 뛰어난 사람(높은 IQ)이라고 해서 반드시 EQ까지 높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EQ가 높은 사람이 사회적으로 더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출처: 대니얼 골먼, 'EQ 감성지능')
그렇다면 감성지능은 구체적으로 어떤 능력들을 포함할까요? 크게 5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스스로 어떤 능력이 뛰어나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 체크해보세요.
- 자기 감정 인식 능력: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차리는 능력입니다.
기분이 나쁜데 이게 분노인지, 슬픔인지, 불안인지 모르면 감정에 압도당하기 쉽습니다.
내 감정의 정체를 알아야 조절의 첫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 자기 감정 조절 능력: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조절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이 높은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시련이나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비교적 빨리 회복하고 극복해내는 힘을 가집니다.
정말 중요한 능력이지요. - 자기 동기 부여 능력: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눈앞의 충동이나 어려움을 참고 노력하는 능력입니다.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을 아시나요?
당장의 작은 만족(마시멜로 하나)을 참고 더 큰 보상(나중에 마시멜로 두 개)을 기다릴 줄 아는 아이들이 나중에 학업 성취도나 사회적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합니다.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힘, 바로 이 능력 덕분입니다. - 타인 감정 인식 능력 (공감 능력):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때로는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은 원활한 소통과 관계 형성에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마음 이론'과도 깊은 관련이 있죠. - 대인관계 관리 능력: 위의 능력들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과 긍정적이고 원만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능력입니다.
리더십, 설득력, 팀워크 등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사회성 좋은 사람'들이 이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어떠신가요? 여러분은 이 다섯 가지 능력 중 어떤 부분에 강점이 있고, 어떤 부분은 조금 더 노력해야겠다고 느끼시나요?
저 같은 경우는 제 감정을 인식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비교적 잘하지만, 때로는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읽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IQ와 달리 EQ는 꾸준한 노력과 연습을 통해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타고난 기질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IQ는 높은데 공감 능력 제로? 사이코패스와 우리의 결정적 차이
자, 이제 앞서 던졌던 질문으로 돌아가 봅시다.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는 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마음 이론')은 있으면서도 배려나 공감은 하지 못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감성지능(EQ)의 현저한 결핍에 있습니다.
특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4번째 요소)과 이를 바탕으로 원만한 관계를 맺는 능력(5번째 요소)이 매우 부족한 것이죠.
그들은 타인의 의도나 생각을 파악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수는 있지만, 타인의 고통이나 슬픔에 진심으로 공감하지는 못합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IQ와 EQ가 별개의 능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IQ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EQ가 높은 것은 아닙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일 처리는 기가 막히게 잘하지만(높은 IQ), 감정적으로 메마르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마치 감정이 없는 로봇처럼 느껴지거나, 때로는 냉혈한처럼 보이기도 하죠.
이런 경우는 IQ는 높지만 EQ, 특히 공감 및 대인관계 능력이 부족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 IQ (지능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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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인지 능력 (언어, 수리, 추론, 기억 등)을 측정합니다.
선천적인 영향이 비교적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EQ (감성 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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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및 타인의 감정 인식/조절, 공감, 대인관계 능력 등을 포함합니다.
후천적인 학습과 노력을 통해 향상될 수 있습니다.
배려, 공감 등 사회적 행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결국, '진짜 배려'는 단순히 IQ가 높다고 해서 저절로 생기는 능력이 아닙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는 '마음 이론' 능력과, 그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여 적절하게 반응하는 '감성지능(EQ)'이 함께 작동해야 가능한, 매우 정교하고 복합적인 능력인 셈입니다.
배려 = 마음 이론 (ToM) + 감성지능 (EQ)
단순히 머리가 좋거나(IQ) 착하기만 해서는 진정한 배려를 하기 어렵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읽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며, 공감하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니 혹시 인간관계에서 '나만 손해 보는 것 같다', '나는 왜 이렇게 바보 같을까'라고 자책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제 그 생각을 조금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당신이 타인을 배려하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어리석거나 만만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타인의 마음을 읽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높은 수준의 감성 지능(EQ)을 가졌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이제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면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세요.
'쯧쯧, 마음 이론은 좀 돌아가는지 몰라도 EQ는 한참 부족하구먼!' 하고 말이죠.
당장은 내가 손해 보는 것 같아도, 장기적으로 볼 때 배려와 공감 능력은 당신의 인간관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결국 당신 자신을 더욱 성장시키는 강력한 힘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배려하는 당신 자신을 마음껏 칭찬해주세요!
"와, 나 진짜 감성 지능 높은데? 어떻게 이렇게 (감성적으로) 똑똑할 수 있지?" 라고요.
자주 묻는 질문 (Q&A)
A IQ와 EQ는 측정하는 능력 자체가 다릅니다.
따라서 IQ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EQ가 높은 것은 아니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높은 인지 능력(IQ)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분석하거나, 타인의 행동 패턴을 학습하는 데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을 직접 느끼고 공감하며 관계를 맺는 EQ의 핵심 영역은 IQ와는 별개로 발달하고 노력으로 향상시켜야 합니다.
A '감정 일기' 쓰기를 추천합니다.
매일 잠시 시간을 내어 그날 느꼈던 주요 감정(기쁨, 슬픔, 분노, 불안 등)과 그 감정을 느꼈던 상황, 그리고 그 감정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간단하게 기록해보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감정을 명확히 이름 붙이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자신의 감정 패턴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EQ의 첫 번째 요소인 '자기 감정 인식 능력'을 키우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더 나아가 '왜 그런 감정을 느꼈을까?', '다르게 반응할 수는 없었을까?' 등을 생각해보며 감정 조절 능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A 매우 현실적이고 중요한 질문입니다.
배려는 분명 가치 있는 행동이지만, 일방적으로 나만 희생하거나 상처받으면서까지 지속할 필요는 없습니다.
건강한 배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나의 감정과 한계를 인식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어떤 관계에서 지속적으로 상처받는다면, 그 관계의 건강성을 점검해보고, 필요하다면 경계를 설정하거나 거리를 두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EQ가 높다는 것은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며, 상황에 맞게 현명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포함합니다.
자신을 지키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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