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습관과 헤어질 결심 (솔직히, 저도 아직 싸우는 중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데, 왜 시작조차 못 할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미루기의 대가였습니다.
해야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 있는데도, 이상하게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그 기분, 너무 잘 알죠.
머릿속으로는 '이거 빨리 해야 하는데', '큰일 났다' 하면서도 정작 몸은 유튜브나 소파와 한 몸이 되어버리는.
저 역시 마감 직전에야 부랴부랴 일을 처리하며 밤새우기 일쑤였습니다.
왜 그럴까요?
단순히 게을러서?
물론 그것도 있겠지만, 제 경험상 그보다는 '완벽하게 잘 해내고 싶은 마음' 혹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이유일 때가 많았습니다.
뭔가 시작하려면 제대로 준비해서 완벽하게 끝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에 짓눌려, 아예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거죠.
또는 일이 너무 거창하고 막막하게 느껴져서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하고요.
마치 에베레스트산을 맨손으로 오르라는 명령을 받은 기분이랄까요?
시작하기도 전에 지레 겁먹고 포기하게 되는 겁니다.
이 글은 '미루는 습관을 완벽히 없애는 비법' 같은 건 아닙니다.
저 역시 여전히 미루기와 싸우고 있으니까요.
다만, 지긋지긋한 미루기 패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도록 저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아주 현실적인 방법들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어쩌면 당신에게도 작은 실마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에 집중하는 현실적인 이유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한번 나눠볼까요?
흔히들 이렇게 나누죠.
- 1. 중요하고 급한 일: 당장 처리 안 하면 큰일 나는 것들 (예: 오늘 마감인 보고서)
- 2.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내게 꼭 필요한 일 (예: 자격증 공부, 운동, 미래 계획 세우기)
- 3.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 딱히 중요하진 않은데 갑자기 요청받은 일 (예: 갑작스러운 동료의 부탁)
- 4.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 안 해도 그만인 일 (예: SNS 탐방, 무의미한 웹서핑)
자, 여기서 3번과 4번은 과감히 미루거나 거절해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모든 걸 다 할 수 없으니까요.
하루는 24시간이고, 잠도 자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잖아요?
인정할 건 인정합시다.
모든 걸 다 하려는 욕심이 오히려 우리를 더 미루게 만들 때도 있습니다.
1번, 중요하고 급한 일은 어차피 미룰 수가 없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어떻게 미루겠어요?
문제는 바로 2번,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입니다.
영어 공부, 운동, 책 읽기, 커리어 개발...
해야 하는 건 알지만 당장 급하지 않으니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는 일들이죠.
하지만 제 경험상, 바로 이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에 미리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끊임없는 '급한 불 끄기'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이걸 꾸준히 해두면, 미래에 닥칠 '중요하고 급한 일' 자체가 줄어들더군요.
예를 들어, 꾸준히 운동하면 체력이 좋아져서 마감 압박을 더 잘 견딜 수 있게 되는 것처럼요.
결국, 현재의 작은 노력이 미래의 나를 구원하는 셈입니다.
딱 2분! 미루기 마법에서 깨어나는 가장 쉬운 첫걸음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 지겹도록 들었죠.
그런데 그 시작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딱 2분만 하자' 규칙을 써먹습니다.
이건 무슨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뇌를 살살 달래서 일단 시동을 거는 저만의 꼼수 같은 거예요.
예를 들어, 운동하기 싫은 날.
'헬스장 가서 1시간 운동해야지'라고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힙니다.
대신 '일단 운동복으로 갈아입기. 딱 2분 걸리겠지?' 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상하게도 일단 운동복을 입고 나면, '이왕 입은 거, 스트레칭이라도 할까?'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공부나 글쓰기도 마찬가지예요.
'오늘은 3시간 집중!' 대신 '책상 앞에 앉아서 펜 들기. 딱 2분.'
'책 50페이지 읽기!' 대신 '책 펼쳐서 딱 한 문단만 읽기. 2분도 안 걸릴걸?'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작은 단계로 쪼개는 겁니다.
핵심은 '시작'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을 최소화하는 거예요.
2분만 하면 된다는데, 뇌도 '에이, 그 정도는...' 하고 속아 넘어가 주더라고요 (제 경우에는 그랬습니다).
일단 2분을 시작하고 나면, 관성이 붙어서 생각보다 더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작은 눈덩이가 굴러가며 커지는 것처럼요.
다음 단계를 미리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딱 2분짜리 행동 하나만 정해서,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보는 거예요.
밑져야 본전 아니겠어요?
2분 규칙은 단순히 시작을 돕는 것을 넘어, 작은 성공 경험을 쌓게 해줍니다.
'아, 그래도 내가 뭔가를 시작했네?' 하는 뿌듯함이 다음 행동으로 이어지는 연료가 될 수 있어요.
선언과 보상: 지긋지긋한 미루기 습관에 마침표 찍는 법
혼자서 의지를 불태우는 것,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외부의 힘을 빌리는 게 더 효과적일 때도 있더군요.
두 가지 방법을 추천합니다: 주변에 알리기(선언)와 스스로에게 보상하기.
첫째, 주변에 슬쩍 흘려보세요.
"나 내일부터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영어 공부 30분 할 거야." 라고 친구나 가족에게 말해보는 겁니다.
거창하게 선포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나 이런 거 해보려고~' 하고 가볍게 던지는 거죠.
이게 은근히 효과가 있습니다.
누군가 나의 계획을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약간의 압박감과 책임감을 줍니다.
'내가 뱉은 말이 있는데...' 하면서 조금 더 지키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실제로 금연이나 금주 클리닉에서도 많이 쓰는 방법이라고 해요.
(출처: 주변 사람에게 목표를 알리는 것의 심리적 효과는 다양한 자기계발서 및 심리학 연구에서 언급됩니다.)
둘째, 목표 달성 시 스스로에게 '당근'을 주세요.
여기서 중요한 건 보상을 미리 정해두는 것과, 너무 거창하지 않게 설정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세 번 운동 목표 달성하면, 주말에 죄책감 없이 치킨 먹기!' 또는 '미루던 보고서를 드디어 끝내면, 평소 갖고 싶던 소설책 한 권 사기!' 같은 거죠.
물질적인 보상만 있는 건 아니에요.
스스로를 칭찬해주는 것도 강력한 보상이 됩니다.
'와, 오늘 진짜 하기 싫었는데 결국 해냈네? 나 좀 대단한 듯?' 하고 스스로를 토닥여주는 거죠.
이게 생각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긍정적인 감정은 다음번 행동을 위한 좋은 동기 부여가 되니까요.
계획대로 안 돼도 괜찮아: 유연하게 미루기와 싸우는 자세
이렇게 계획도 세우고, 2분 규칙도 써보고, 선언도 하고, 보상도 정했습니다.
그럼 이제 미루는 습관과 영원히 작별일까요?
솔직히 말해서,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살다 보면 변수는 늘 생기기 마련이죠.
갑자기 몸이 아플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일이 터질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냥...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도 있고요.
계획대로 못했다고 해서 '역시 난 안돼', '또 실패했어' 라며 자책의 늪에 빠지지 마세요.
그건 미루기보다 더 나쁜 습관입니다.
미루는 건 감기처럼 또 찾아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완벽하게 해내는 것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자세예요.
계획대로 못했다면, '아, 오늘은 못했네.
내일 다시 해보자' 혹은 '이번 주는 좀 힘들었으니 다음 주에 보충하자' 하고 툭툭 털어버리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미리 플랜 B를 세워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월, 수, 금 운동하기로 했는데, 만약 못 가면 토요일 오전에 1시간 걷기' 처럼요.
단, 플랜 C, D, E... 이렇게 끝없이 미루는 건 곤란합니다.
그건 그냥 미루는 거죠.
어디까지나 계획에 차질이 생겼을 때를 대비한 예비 계획 정도가 좋습니다.
기억하세요.
미루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방법을 찾아보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것을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지려는 그 마음 자체가 중요하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A)
A 솔직히 그럴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단계를 더 쪼개거나 환경을 바꿔보는 것을 시도해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책상에 앉기'가 어렵다면, '일단 의자에 엉덩이 붙이기'부터 시작하는 거죠.
혹은 아예 장소를 바꿔 카페나 도서관에 가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잠시 쉬면서 왜 시작하기 어려운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A 보상은 자신이 진정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정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예를 들어, '목표 달성 후 30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멍때리기', '좋아하는 음악 크게 틀어놓고 듣기', '평소 가고 싶던 카페 가기' 등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것들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이만큼 노력했으니 이 정도 즐거움은 누릴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인정해주는 경험이에요.
A 미루는 행동과 자신의 가치를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가 일을 미뤘다'는 사실이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다'를 의미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아주 작은 단계부터 시작해서 '성공 경험'을 의도적으로 쌓아가는 것이 중요해요.
2분 규칙 같은 작은 성공들이 모여 '나도 할 수 있구나'하는 자기 효능감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자책하기보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연습(자기 자비)을 꾸준히 해보세요.
혼자 힘들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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