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찬물만 마셔도 찌릿? 잇몸 내려앉음, 당신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어느 날 문득, 좋아하던 아이스크림 한 입에 이가 시큰거리고 놀랐던 경험, 없으신가요?
찬물 양치질이 두려워지고, 거울 속 내 치아가 왠지 모르게 길어 보인다면? 그거, 잇몸이 조금씩 내려앉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덜컥 겁부터 나시죠?
'이러다 이 다 빠지는 거 아냐?', '치과 가야 하나? 비용은 또 얼마나 나올까?' 온갖 걱정이 앞설 겁니다.
괜찮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잇몸 내려앉음, 전문 용어로는 '잇몸 퇴축'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잇몸 조직이 점차 아래로 내려가면서 원래 덮여 있어야 할 치아 뿌리가 드러나는 현상이죠.
이 뿌리는 외부 자극에 매우 민감해서 시린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치아 사이 공간이 벌어져 보이거나 음식물이 잘 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무 미리부터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원인을 제대로 알고, 내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찾고, 꾸준히 관리하면 충분히 더 나빠지는 것을 막고 건강한 잇몸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씩 솔직하게 이야기해 드릴게요.
왜 멀쩡하던 잇몸이 내려앉을까? 나도 모르게 하던 습관들
튼튼했던 잇몸이 왜 갑자기 약해지고 내려앉는 걸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주범은 바로 잇몸 질환, 즉 치주 질환입니다.
잇몸에 생긴 염증(치은염)을 방치하면 염증이 잇몸뼈(치조골)까지 파고들어(치주염) 뼈를 녹이고, 결국 잇몸이 지지 기반을 잃고 주저앉게 되는 거죠.
집을 지탱하던 땅이 조금씩 꺼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잇몸 질환은 처음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도 있어 방심하기 쉽습니다.
또 다른 복병은 바로 잘못된 양치 습관입니다.
저도 예전엔 칫솔모가 휘어질 정도로 힘줘서 '빡빡' 닦아야 개운하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너무 강한 칫솔질, 특히 좌우로 문지르는 방식은 잇몸에 물리적인 상처를 입혀 잇몸 퇴축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치아 사이 음식물을 빼내려고 이쑤시개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뾰족한 이쑤시개가 잇몸을 반복적으로 찌르고 자극하면, 잇몸은 점점 약해지고 상처받아 내려앉게 됩니다.
저 역시 젊었을 때 무심코 했던 행동들이 쌓여 잇몸 건강을 해쳤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이 외에도 밤에 이를 가는 습관, 끊기 어려운 흡연, 유전적인 요인, 임신이나 갱년기 같은 호르몬 변화, 심지어 덧니나 뻐드렁니처럼 치열이 고르지 못한 경우에도 특정 부위 잇몸에 무리가 가면서 퇴축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말 다양한 원인이 있죠?
자신의 생활 습관이나 건강 상태를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합니다.
'땜빵'의 유혹, 레진 치료의 솔직한 장단점
잇몸이 내려앉아 치아 뿌리가 드러나면 가장 먼저 찾아오는 불청객이 바로 '시린 이' 증상입니다.
이럴 때 치과에서 흔히 권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레진(Resin)이나 지아이(GI, 글라스 아이오노머)로 노출된 부위를 덮어주는 치료입니다.
패인 곳을 '땜빵'하듯 메워주는 거죠.
저도 예전에 잇몸 경계 부분이 파이고 시려서 레진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치료 자체는 비교적 간단했고, 확실히 치료 직후에는 시린 증상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레진은 치아 색과 비슷해서 티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심미적인 장점도 있죠.
하지만 레진 치료가 만능 해결책은 절대 아닙니다.
가장 큰 단점은 영구적이지 않다는 것.
음식을 씹거나 양치질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닳거나 떨어져 나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몇 년 지나니 일부가 떨어져 나가 다시 시린 경험을 했고, 재치료가 필요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레진 색깔이 변색될 수도 있습니다.
커피나 카레처럼 색소 있는 음식을 즐겨 드신다면 변색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겠죠.
또, 레진을 붙이기 위해 치아 표면을 살짝 다듬거나 삭제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 오히려 시린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고 하니 참고하셔야 합니다.
보험 적용이 되는 GI(지아이)는 레진보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색상이 레진만큼 자연스럽지 않고 강도도 약한 편이라 심미성이나 내구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치료를 선택할지는 잇몸 퇴축 정도, 염증 유무, 비용, 심미성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치과 의사와 충분히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레진이나 GI 치료는 시린 증상을 완화하는 '임시방편'에 가깝다는 사실입니다.
잇몸 내려앉음 자체를 되돌리거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따라서 레진 치료 후에도 꾸준한 잇몸 관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치약 유목민 주목! 잇몸 위한 똑똑한 치약 선택 가이드
마트에 가면 정말 수많은 종류의 치약들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잇몸 건강, 시린 이 완화, 미백, 구취 제거… 기능도 다양해서 뭘 골라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죠.
특히 잇몸 내려앉음이 걱정되거나 이미 경험하고 있다면 치약 선택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광고 문구나 화려한 포장보다는 치약 뒷면의 성분표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모든 성분을 다 알 필요는 없지만, 잇몸 건강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성분 몇 가지는 알아두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플루오린화주석(Stannous Fluoride)' 성분은 플라그(치태) 형성을 줄이고 잇몸 염증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간혹 토코페릴 아세테이트(비타민 E)나 알란토인 같은 성분은 잇몸 조직을 보호하고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프로폴리스', '몰약', '카모마일' 같은 자연 유래 성분들은 항염, 항균 효과로 잇몸 염증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고요.
플라그 형성을 억제하고 입 냄새 감소에 도움을 주는 염화아연(Zinc Chloride)이나 염화세틸피리디늄(CPC) 같은 성분이 함유된 치약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치약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입니다.
아무리 좋은 성분의 치약을 쓴다 해도, 올바른 칫솔질 방법과 정기적인 치과 검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큰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치약 하나로 모든 잇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과신은 금물입니다.
자신의 잇몸 상태(예: 출혈이 잦은지, 시린 증상이 심한지 등)와 필요에 맞춰 성분을 확인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올바른 방법으로 양치하는 습관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개인적으로는 너무 강한 향이나 자극적인 느낌보다는 순하고 부드러운 사용감의 치약을 선호하게 되더라고요.
자주 묻는 질문 (Q&A)
A 안타깝게도 한번 내려앉은 잇몸은 자연적으로 다시 올라오지 않습니다.
잇몸 퇴축이 심하지 않고 염증이 없다면 스케일링, 올바른 칫솔질 등 비수술적 관리로 더 나빠지는 것을 막는 데 집중합니다.
하지만 퇴축 정도가 심하거나 심미적인 개선이 꼭 필요한 경우, 또는 잇몸뼈 손실이 동반된 경우에는 잇몸 이식술이나 치조골 이식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 계획은 반드시 치과 의사와 상담하셔야 합니다.
A 대부분의 경우 레진 치료는 마취 없이 진행될 정도로 통증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잇몸 상태나 패인 정도에 따라 약간의 시림이나 불편감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레진의 수명은 개인의 식습관, 양치 습관, 재료의 종류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빠르면 1~2년 안에 떨어지거나 변색될 수도 있고, 관리가 잘 되면 5년 이상 유지되기도 합니다.
영구적인 치료는 아니므로 정기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A 가장 기본은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또는 치간칫솔) 사용입니다.
칫솔은 부드러운 모를 선택하고, 힘을 빼고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쓸어내리듯 닦아주세요.
치아 사이사이 플라그는 칫솔질만으로는 제거가 어려우니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꼭 사용하시길 권장합니다.
그리고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 최소 1년에 한 번, 잇몸이 약하다면 6개월에 한 번은 치과에 방문하여 상태를 점검하고 전문가의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연과 균형 잡힌 식단도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