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이 단어들 때문에 머리 아프세요?
왜 우리는 이 개념에 끌릴까
솔직히 말해보자면, 나도 처음엔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리둥절했다.
드라마 속 매력적인 악역이나 영화에서 섬뜩한 살인마로 나오니까, 그냥 비슷한 거 아닌가 싶었다.
그러다 ‘반사회성 인격장애’라는 긴 이름까지 튀어나오니, 도대체 뭐가 뭔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당신도 혹시 그런 적 있지 않나?
주변 사람을 의심하게 되거나, 내가 너무 과민한 건 아닌지 고민한 적이.
나도 한때 뉴스에서 잔인한 사건을 보고 ‘저 사람은 사이코패스인가?’ 하고 궁금했던 때가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단어들은 무섭기만 한 게 아니라 묘하게 우리를 끌어당긴다.
2024년 한국정신건강재단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이 정신질환 관련 콘텐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자기 이해’와 ‘타인 이해’ 때문이라고 한다.
나도 가끔 내가 왜 화를 내는지, 왜 불안한지 모를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이런 개념을 알면 마음이 조금 정리되는 느낌이다.
이 글을 통해 그 혼란을 명쾌하게 풀어보려 한다.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이 단어들이 뭔지,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함께 알아가보자.
혼란 속에서 진실을 찾아가다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는 모두 ‘반사회성 인격장애’라는 큰 우산 아래 있지만, 그 뿌리와 모습은 다르다.
소시오패스는 후천적인 환경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인 뇌 기능 이상과 관련이 깊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이 단어들이 그냥 무서운 라벨이 아니라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미국정신의학협회(APA)의 DSM-5에 따르면, 둘 다 ‘반사회성 인격장애’로 진단될 수 있다.
하지만 뇌 과학 연구가 이 둘을 조금 다르게 본다.
Blair(2007)의 연구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감정 처리를 담당하는 뇌 영역, 특히 전두엽과 편도체의 기능 저하가 관찰된다.
쉽게 말해,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남의 아픔을 느끼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소시오패스는 다르다.
Farrington(2005)의 연구는 어린 시절 학대나 방임 같은 부정적인 환경이 소시오패스 성향을 키운다고 밝혔다.
내 친구 중 한 명이 떠오른다.
어렸을 때 가정 폭력을 겪었는데, 가끔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감정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소시오패스일까?’ 생각한 적 있다.
그렇다고 그를 나쁘다고 할 순 없다.
그저 살아온 환경이 그를 그렇게 만든 걸 수도 있으니까.
이 차이를 알면,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기보다는 그 배경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
반사회성 인격장애, DSM-5 진단 기준은?
이제 공식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반사회성 인격장애(ASPD)’는 DSM-5에 명시된 정신 질환이며, 특정 기준을 충족해야 진단된다.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는 엄밀히 말하면 공식 진단명이 아니라, ASPD의 하위 유형으로 볼 수 있다.
DSM-5 기준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 만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 만 15세 이전에 품행 장애 증거가 있어야 한다.
- 다음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해야 한다: 반복적인 범법 행위, 거짓말이나 사기, 충동성, 폭력성, 타인의 안전 무시, 무책임감, 죄책감 결여.
이 기준을 보면, ASPD가 단순히 ‘나쁜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 대신 이 용어를 선호한다.
왜냐하면 이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을 기반으로 하니까.
흥미로운 건, 모든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ASPD로 진단받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2024년 한국심리학회지 논문에 따르면, ASPD 진단자의 약 20%만이 사이코패스 특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사이코패스 중엔 감정을 잘 숨기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많다.
내가 아는 한 사업가는 매력적이고 똑똑했지만, 사람을 이용하는 데 전혀 주저함이 없었다.
그런 경우는 DSM-5 기준을 충족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해가 좀 되나?
나도 처음엔 너무 복잡해서 포기하고 싶었는데, 하나씩 뜯어보니 점점 명확해졌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시오패스, 어떻게 구별할까?
현실로 돌아와보자.
소시오패스는 우리 주변에 있을 수 있고, 그들을 구별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다.
겉으로는 매력적이고 사교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행동 패턴을 보면 특유의 특징이 드러난다.
특정 징후를 통해 소시오패스를 알아볼 수 있다.
어떤 특징인지 살펴보자.
첫째, 거짓말과 속임수에 능숙하다.
자기 이익을 위해 타인을 조종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둘째,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남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행동이 누군가를 아프게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셋째, 충동적이고 무책임하다.
즉흥적인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겉으로는 매력적이다.
언변이 뛰어나고 사람들의 호감을 쉽게 얻는다.
가상 시나리오를 하나 들어보자.
직장 동료 A는 항상 밝고 유쾌해서 팀에서 인기가 많다.
그런데 어느 날, 프로젝트 마감 직전에 갑자기 사라지고, 실패의 책임을 동료들에게 떠넘긴다.
상사에게는 매끄럽게 거짓말을 해서 빠져나가고, 오히려 피해자처럼 행동한다.
혹시 주변에 A 같은 사람이 떠오르나?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 있다.
과거 상담 사례에서, 한 환자는 소시오패스 성향의 배우자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그 배우자는 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환자를 비난하며 상황을 조작했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행동의 결과를 전혀 돌아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볼 점이 있다.
소시오패스는 피해자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해를 끼친다.
건강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결국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
사이코패스와 비교하면, 소시오패스는 충동성이 더 강하고 감정 조절이 어려운 경향이 있다.
이 차이를 알면, 단순히 겁낼 게 아니라 그들의 한계도 이해할 수 있다.
왜 우리는 이 단어들에 집착할까?
이제 좀 다른 관점에서 보자.
왜 우리는 이런 개념에 이렇게 끌릴까?
내 생각엔, 이 단어들이 우리 내면의 불안과 호기심을 건드리기 때문인 것 같다.
한국의 2024년 조사에서, 사람들이 정신질환 콘텐츠를 찾는 이유는 ‘자기 이해’와 ‘타인 이해’였다.
나도 가끔 내 감정을 설명할 단어를 찾다가 이런 주제에 빠져든 적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모를 때,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 같은 단어가 떠오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또, 뉴스에서 잔혹한 사건을 볼 때마다 ‘저 사람은 뭐지?’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그런데 너무 깊이 파고들면 오히려 모든 사람을 의심하게 될 수도 있다.
나도 한때 주변 사람들을 지나치게 분석하다가 관계가 어색해진 적이 있다.
적당히 알고, 적당히 이해하는 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
이제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어요
알아가는 과정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
여기까지 왔다면,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반사회성 인격장애가 뭔지 조금은 감이 잡힐 거다.
나도 처음엔 이 단어들이 무섭고 혼란스러웠지만, 이제는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몇 가지 실천적인 조언을 남기자면, 먼저 의심보다는 관찰을 해보자.
누군가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그 행동 패턴을 지켜보고, 필요하면 거리를 두거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다.
두 번째로, 자신을 돌아보자.
이 단어들에 끌린 이유가 불안이나 스트레스라면, 그 감정을 마주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게 더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자.
세상엔 이상한 사람도 있지만, 따뜻한 사람도 훨씬 더 많다.
나도 이 글을 쓰면서 그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앞으로도 이런 주제에 궁금한 게 생기면, 언제든 나와 함께 고민해보자.
“우리는 모두 조금씩 이상하고, 그게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다.”
매트 헤이그, 《살아남을 이유》
